[이요섭] 노래 부르기 전에 먼저 기억합시다?

다니엘방 2023.07.10 16:29 조회 수 : 32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노래를 부르거나 지도하는 흐름은 이러했다. 동요나 가곡등 새 노래를 지도하기 앞서 대부분 음정 박자 감정표현에 중점을 두거나, 노랫말의 시성을 설명하는 정도의 수준을 넘지 못한 것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틀렸다는 말이 아니다.

매우 중요한 것울 빠뜨리고 있었다는 지적울 하려는 것이다. 그것은 동요가 지닌 민족의 역사성울 소홀히 취급하거나 배제한 상태가 대부분이었다는 말이다. 물론, 어느 시대의 노래인지, 작가의 삶이나 작품세계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한곳에 집대성 해놓은 참고 문헌이나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고, 있다 해도 산발적으로 흡어져 있었기 때문에 탓할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태로 오랜 세월이 으르면, 동요가 지닌 역사의 흔적조차 사라지고 말 것이기 때문에 결코 소흘히 취급하지 말자는 것이다.

'21세기의 우리동요의 컨텐츠 시장은, 보통 넓고 큰 것이 아니다.'

우리의 동요의 작품 속에는 그 시대상과 시민의식구조와 역사적인 환경을 날날이 표현할 수 있는 작품들이 넘친다. 어린이의 교양 도서로서의 위력뿐만 아니라 동심을 진 점은이들과 어른들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확신까지 생기게 한다. '목마른 사람에게 물이 필요한 것'처럼 이런 안목에서, 짧은 동요 한 곡이라도, 그 배경을 이해하고 노래를 부른다면, 그 생명력은 더옥더 그 위력을 받회하게 될 것으로 믿기 때문에, 이 글을 남기고자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 동요의 동시를 가장 많이 남긴 '윤석중'의 글과 '이계석'이 노래로 만든<우산>을 자세히 들어다 보자.

동요[우산] -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필자는 방송이나 무대에 설 때, 가끔 이 노래를 소개하게 될 경우 퀴즈를 내곤 했다. '이 노래 속에 나오는 세 가지 우산은 무슨, 무슨 색깔입니까? 라고...

그러나 좀처럼 '정답'을 맛추는 사람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관중 속에서 항상 먼저 튀어나오는 대답은 [빨간우산]이라고 말하기 때문이었다.

이 동요가 만들어진 1951년, 그러니까 6,25동란 이듬해 피난민이 남쪽으로 찾아 내려 온 낙동강지역의 사회모습은 세 종류의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자유를 찾아 '월남'한 사람들과 현지 주민들이 한데 영켜 살게 되면서, 치열한 삶의 경쟁은 시작되었고, 사상적으로도 남과 북의 이념 싸움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인민군들의 잔혹한 살육으로 인하여 '빨갱이'라면 치를 떨던 상황이어서 [빨간색]이란 단어조차 존재할 수 없을 정도로 거부감이 강했다.

여기서 말하는 세 우산은 <파란우산> <깜장우산> <찢어진우산>이다. 이 동요가 <역사동요>로 다뤄지는 것은, 우리민족이 가장 힘든 시기를 맞고 있을 그 당시 삶의 모습을 세 종류로 구분하였다는 사실이다.

과연 세 우산은 무엇을 뜻하고 있는 것일까?

<파란우산>의 상징은, 피난도 가지 않고 현지에서 잘 살던 계층을 말하였고, <깜장우산>은 스스로 땀 흘리며 꾸지도 못하고, 꿔 주지도 못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시민들을 뜻한 것이었다. <찢어진우산>은 자유를 찾아 월남하거나 난리를 피해 피난 내려온 피난민을 일컬었던 것으로, 이 세 계층을, 우산의 빛깔과 모양으로 나타냈던 것이다.

이처럼 짧은 동요 하나로도, 작가의 시각에서 바라 볼 때, 결코 어울리기 힘들었던 세 계층이 모인 곳에서, '우리는 한 겨레이므로 이 어려움울 극복하기 위해 서로 위하며 살아 남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절규의 뜻을 "이마를 마주 대고 결어갑니다" 라고 표현했던 것이다.

<우산>동요의 숨은 뜻을 이해한 후에 다시 한번 노래를 불러 보자, 감회가 남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이는 어려서부터 동요를 부르고 자란 세대는, 70-80세가 되어도, 동심의 맑고 밝은 정서를 대부분 지니고 있다는 것이며, 반면에 동요를 접하지 못하고 자란 세대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정서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동요가 인간 정서에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하여 확고한 답을 얻게 된다. 또한 동요라는 매체가 어느 누구나 거부감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하겠다.

이제 비로서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값진 동요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함께 느끼기 바란다.

동요의 중요성을 이미 깨달고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뜻 있는 분들의 발길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동요운동을 이끄시는 분들과, 일선에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모든 교사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이 운동이 다시 살아날 때, '건전하고 아름답고 당당한 다음 세대를 기대 할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면서 이 글들을 읽는 분들에게 '길잡이'로서의 값진 보람이 되었으면 한다.

이요섭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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