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크리스천투데이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기독교 영성과 바른 정치 지도자’를 주제로 제17회 영성포럼을 18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개최했다.
이날 포럼 발표자로는 박봉배 박사(전 감신대 총장), 오영석 박사(전 한신대 총장), 유석성 박사(서울신대 총장)가 참여했다. 포럼에 앞서 열린 예배에선 이장식 박사(한신대 명예교수)가 설교했다.
첫 발제자인 박봉배 박사는 ‘한국 기독교 정치 지도자상’을 제목으로 한 발표에서 “민주사회에서 기독교인 지도자라면 두말 할 것 없이 모세와 같이 하나님으로부터의 카리스마적 위임을 확인하고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라며 “자기가 통치하게 될 그 나라와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경륜이 무엇인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또 그는 민주주의적 사회에서 자신에게 다스리는 권한을 위임한 국민들의 소망과 바람을 기초로, 그에 합당한 기본적인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면서 “그러자면 그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나 국민들 앞에서 먼저 참된 카리스마를 확립해야 한다. 때로 국민들은 자기중심적이고 그 바람이 세속적인 것으로 한정되기 쉽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카리스마적인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결국 민주사회에 있어 핵심적인 문제는 지도자들이 얼마나 사심 없이 국민들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모세나 바울과 같이 자기 이름이 생명록에서 지워지는 한이 있더라도 백성들이나 국민들을 위해 생명을 내걸고 헌신하고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발제자인 오영석 박사는 ‘기독교 신앙과 정치 책임’을 제목으로 한 발표를 통해 “기독교인들의 정치 참여는 그리스도께서 선언하신 희년의 실현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개인구원이냐 사회구원이냐, 정신이야 물질이냐, 이 세상이냐 저 세상이냐는 양자택일의 불필요하고 비극적인 갈등과 분리보다는 이를 믿음과 사랑, 희망으로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박사는 “그 때 비로소 기독교의 온전한 복음을 전 인간과 전 사회에 증언할 수 있다”며 “그리스도인 지도자는 불행할 때나 행복할 때나, 삶에서나 죽음에서나 그의 삶이 영원한 삼위일체 하나님에 의해 지탱되고 인도되며 완성된다는 것을 궁극적으로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독교의 정치윤리’를 제목으로 발표한 유석성 박사는 최근 방한한 독일 신학자 몰트만의 신학을 바람직한 정치윤리로 들며 “몰트만의 정치윤리의 기초는 그의 그리스도론”이라며 “몰트만은 그리스도를 정치적이며 사회적으로 이해했고, 이를 통해 사회참여와 사회변혁 신학의 근거를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유 박사는 “몰트만의 정치윤리는 핵시대와 생태학적 위기의 시대, 그리고 문명사적 전환기의 시대를 맞아 그리스도인과 교회, 신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그 길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책임 있게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창조적 제자직, 정치비판과 사회비판의 역할을 하며 정의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치적 제자직, 적대감을 극복하고 원수사랑을 통해 평화를 창조하는 평화적 제자직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예배에서 설교한 이장식 박사는 “자고로 보편적인 신수권 사상은 국가의 군주 곧 통치자들은 하늘의 신으로부터 통치권을 위임받아 나라를 다스린다는 사상”이라며 “그런데 현대 주류 정치사상과 체제인 민주주의는 국민이 통치권자이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통치권을 그들로부터 위임받아 나라를 다스리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그것은 종교적인 것이 아니고 또 뚜렷하게 윤리적인 것도 아니다. 다만 국민의 자유와 인권, 평등을 기본정신으로 한 질서와 복지에 관한 것”이라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 나라의 메시아, 곧 왕으로 모신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든 국회의원이 되든, 혹은 평민으로 살든 이중국적의 시민으로 살아가고 행동한다”고 말했다.
학술원 원장 김영한 박사는 개회사에서 “좁은 의미에서, 교회는 정부를 하나님의 봉사자로 인정하고 그것의 권위를 존경해야 한다”며 “또 넓은 의미에서는 신자들로 하여금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선한 누룩으로 참여하도록 해야 하고 세상의 정치 문화에 변혁의 밀알들로 뿌려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 세상에서의 교회 존재방식은 ‘내재적 초월’이다. 이 세상사에 대한 관여는 교회의 구성원인 신자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목회자도 시민으로서 이 세상사에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에 근거해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강단은 항상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는 초월적 관점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