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호] 선물다운 선물

조회 수 3767 추천 수 0 2013.12.23 0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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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기울 때면 사람들은 보너스, 송년모임 같은 데 맘 쓰게 되는데 거기 빠질 수 없는 게 선물이다.
선물 주고받는 건 사람이 존재한 이래 늘 해왔던 일일 거다. 마음을 전할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은덕에 대한 감사, 존경이나 사랑의 표현, 기쁜 마음의 전달에 선물이 사용돼왔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뜻이
훼손돼가는 걸 본다. 선물은 단순한 의례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선물은 선물다워야 한다.

선물엔 진심과 정성이 필수다. 생일선물이나 각종 축하선물은 흔히 마음이 없는 형식으로 그치기 쉽다.
받는 사람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 겉치레 감사로 때우고 만다. 그건 선물이 아닌 증여물이다. 선물이라면
마음이 진정으로 담겨야 한다. 진심이 담겨있을 때 선물다운 선물이 된다. 받는 사람도 그 마음을 느낀다.

받을 것을 기대 않는 것도 선물의 중요 내용이다. ‘선물’이란 단어에 준다는 뜻은 있어도 받는다는 건 없다.
대가 없이 주기만 하는 거다. 선물 주면서 상대도 내게 뭔가 줄 줄로 기대한다면 이미 선물이 아니다. 당연히
일방적이어야 할 선물에 대가나 조건이 따른다면 더러운 뇌물로 변하는 거다. 돌아보면 우리 주위에 그런
뇌물성 선물이 가득하지 않은가? 그런 뇌물을 선물답다고 여기는 세상 아닌가?

선물은 자칫 주는 사람 중심이 되기 쉽다. 받은 사람이 선물이 맘에 안 들어 창고에 두거나 남에게 줘버린다면
안 주느니만 못하게 된다. 선물을 주려면 가능한 대로 받을 사람의 취향이나 필요, 처지 등을 고려하는 정성도
따라야 한다. 주는 사람 눈과 맘에 들기보다 받는 사람이 기뻐할 만한 것이어야 선물다운 선물이다.
반갑잖게 선물 받는 자세도 좋을 게 없지만 반갑잖은 선물이 되지 않도록 배려함이 먼저다.

하나 더하자면, 선물은 근본적으로 그 값과 무관하다. 값으로 선물의 가치를 결정한다면 그것도 뇌물이 돼버린다.
그래서 비싼 선물은 은근히 부담이 되는 거 아닌가? 마음은 값이 없다. 마음이 담긴 진정한 선물은 값을 매길 수
없다. 비싸고 싸고를 따지는 것은 선물 주고받는 아름다움이 인간의 탐욕성에 오염된 결과다. 선물의 가치는
분명 값이 아니라 거기 담긴 마음과 정성이다.

선물의 근원은 어디일까? 하나님이시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그 만드신 만물을 인간이 누리도록 선물로 주셨다.
그 은혜의 하나님을 인간이 거역하고 나서도 다시 독생자 예수라는 지극히 귀한 선물을 내려주셔서 죄인 된
우리를 품어주셨다. 크리스마스는 그 선물을 기억하는 절기다. 그 선물에 담긴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그 고귀한 선물이 그러나 당시 사람들 눈엔 가치 없는 것이었다. 알아본 이가 없었던 말구유의 아기 예수,
우린 그 선물을 알아보고 있나? 그 헤아릴 길 없는 가치를 깨닫고 있나? 그 선물이 자신을 위한 것이란
사실에 대해 얼마나 감동하는가? 그 선물을 무엇보다 귀히 여겨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가? 그 선물에
진심으로 감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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