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호] 허깨비 보는 환자

조회 수 3364 추천 수 0 2014.01.13 04: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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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허깨비를 본다 하면 정신 상태부터 의심할 거다. 그런데 눈의 착시현상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도 
유사한 허깨비 환자들을 흔히 본다. 있지도 않은 걸 있다고 여기고 그걸 무서워하거나, 거기다 허망한 
기대를 걸거나, 맘과 생각이 거기 매여서 정상적인 생활을 못한다면 그 사람도 허깨비 보는 환자다. 
문제는 그런 사람이 소수가 아니란 점이다. 정도 차이일 뿐, 수많은 사람들이 그런 허깨비를 보며 살아간다. 
신앙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염려와 불안이 대표적인 예다. 마음이 지치도록 염려하다가 막상 겪어보니 별 일 아니었더란 체험은 
누구나 하는 일이다. 노심초사는 거의가 허깨비 보는 거다. 운전하면서 사고 날까 불안해하는 것이나, 
일하면서 실수할 두려움, 유행하는 감기에 대한 걱정, 사람 향한 두려움과 피해의식, 음식에 대한 온갖 
거리낌, 그런 것들 모두 실은 허깨비다. 조심하는 마음과는 그 근본이 다르다. 

공상도 같은 부류다. 허깨비를 맘에 품고 사모하고 계속 머리에 그리는 거다. 불가능한 것인 줄 알면서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생각들을 얼마든 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계속 품다 보면 어느새 그게 우상이 돼버려서 
생활 자체가 미신적이 돼버린다. 꿈을 가지고 사는 건 좋은 일인데 그게 백일몽일 땐 헛삶을 사는 거다. 
허와 실을 잘 분별해야 한다. 삶의 효율을 좌우할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확률에 어느 정도나 민감한가? 확률이 50%가 넘어도 무관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0%정도만 돼도 
실제처럼 여기는 사람이 있다. 확률 자체를 절대 신뢰할 건 아니겠지만, 모든 일을 대할 때 현실을 근거로 
산정되는 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제 확률로는 한 자리수도 안 될 일을 두 자리 수, 
경우에 따라서는 실체로까지 만들어버리는 게 흔한 일 아닌가? 

허깨비는 지난 일에도 적용된다. 과거는 더 이상 실체가 아닌 걸 알면서도 미련이라는 이름 아래 그걸 
떨쳐버리지 못하고 실체인양 붙들고 있다. 미련도 허깨비 보는 거다. 실체가 아닌데도 끊임없이 마음을 
빼앗긴다. 허깨비가 하는 일이 아니라 그걸 실체로 보는 스스로가 하는 일이다. 

새해를 맞는 시점에서 자신이 혹 허깨비 보는 환자는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일을 돌이킬 순 없다. 
과거는 거울삼을 일이다. 미련 둔다고 과거가 바뀌지 않고 미련 덕분에 장래가 더 좋아지지도 않는다. 
미련은 전진을 가로막을 뿐이다. 밝은 소망이 보여야 할 자리에 묵직한 바위가 버티고 있는 격이다. 
미련은 미련 없이 떨쳐버려야 한다. 

바라볼 것은 하나님 주신 소망이다. 신앙인들의 힘의 바탕은 믿음인데 그 믿음은 보이지 않는 실체, 
곧 소망을 보는 것이다. 허깨비와 소망이 다른 점이 뭘까? 그 근원이 사기꾼인 악령과 전능하신 하나님인 
차이다. 어느 쪽을 따를 건가?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고 그 선하심을 신뢰한다면 
하나님께서 주신 그 소망을 반드시 이루어주신다. 새해에 그 믿음을 가지고 달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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