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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위대한 설계, 그 흔적들

북/음반 조회 수 7413 추천 수 0 2014.03.28 17:34:07

위대한-설계.jpg

새물결플러스. 여러 명의 저자들.


원제는 '지성의 흔적-지적설계에 대한 이해' 쯤 되겠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얼마 전에 유명한 무신론자였던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세상을 떠났다. 죽는 순간까지 그에게는 어떤 신의 존재도 조명되지 않았다. 스스로 거부한 신의 존재를 끝내 죽음의 자리에까지 짊어지고 갔다는 데에서 무신론자들은 거대한 모범을 삼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그와 비슷한 무신론자들의 자연선택설을 중심으로 지적설계론의 변증서라고 할 수 있다. 진화론과 자연선택설, 자연진화 또는 지적설계론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다면 꽤 진지한 핵심 논의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에 좋은 자료가 된다. 다양한 저자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진화론에 반대하는 의견들을 제시하는데 번역자가 두 분 밖에 안 되다 보니 번역투가 비슷비슷해서 마치 한 사람의 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그런 면에서는 국내 저자들 여러 명이 함께 저작한 책을 읽을 때 느끼는 맛이 있는데 그 맛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면에서는 좀 싱겁다.


책 한두 권을 읽고 지적설계론이 이것이다, 자연진화론이 이것이다 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림에 나오듯이 여러 주제가 견고하게 다이어트되어 수록되어 있어 핵심 주제들을 살펴보면서 관련 각주들을 찾아보게 되고 이어서 현재까지 존재하는 거의 모든 논의들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게 된다는 큰 장점이 있다. 


저자들은 하나같이 유명한 학자들이고 이 분야에서 중요한 논제들을 발표하였기에 현재 전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진화론과 창조론의 대립 주제들을 거의 모두 살쳐볼 수 있다. 앞에 적었듯이 도킨스의 책 한두 권으로 무신론을 이해했다고 여기면 곤란하다. 본래 무신론의 근저에는 생물학적 기초가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 그것이 확대발전하여 천체물리학의 영역까지 이르러 칼 세이건은 우주야말로 신이다라는 논리에 이르기도 한다.(73페이지) 무신론의 범주는 철학적 측면에도 연결이 되어 있으므로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새물결플러스가 이 책을 내면서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싶다. 생물학자들을 중심으로 점점 기세를 올리고 있는 무신론의 물결을 새물결플러스가 얼마나 막아낼 수 있을까? 모쪼록 그러기를 바라야 하겠다. 인간이 우연의 산물이라는 데까지 이르러서 더는 발전해 나가지 못하는 무신론은 결국 스스로 '신앙적 무신론'에 이르는 변질을 접하고 말았는데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이 증명하지 못한다고 해서 신의 존재가 없다고 주장하는 그들은 신이 없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는데도 여전히 과학적 사실만을 맹신하고 있고, 무신론의 증거라고 내놓은 중요한 여러가지 사실들이 논증에서 벗어날 수 밖에 없는 허구임이 드러났음에도 끝까지 전체 논지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 그것은 또 무엇일까?


무신론의 근원에는 결국 인간 자신에 대한 불신이 있을 뿐이다. 인간은 언제나 인간 자신의 존재성을 탐구해 왔다.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신적 후손들이고 동시에 기독교 신학의 후손들이기도 하다. 혼합되어서는 안 될 이 두 가지 사상적 결합이 낳은 변종이 바로 무신론이다. 무신론이 '신론'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증주의와 변증론의 결합에 과학지상주의가 옷을 떡하니 입고 나니 인간은 거울 앞에 비친 자기 모습에서 결국 발견하고자 했던 본래 모습을 더 이상 발견하지 못하는 슬픔에 빠졌다. 그 슬픔은 신에 대한 부정으로써만 만족되는 화려한 지적 유희라는 마약같은 유혹을 낳았다. 에덴의 유혹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에게 내려진 본연의 원죄는 아닐까?



서평: 자유기고가 유영성  mijutim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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