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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신앙, 그 오해와 진실

북/음반 조회 수 7051 추천 수 0 2014.03.26 06: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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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물결플러스, 이민규 지음.

"진정성 있는 복음을 살아내기란 정말 쉬우면서도 어렵다. 봉헌과 예배, 기도와 말씀에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면서 바리새인들을 욕하면 안 된다. 율법주의와 반율법주의 사이의 균형! 그것이야말로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덕목일 것이다."(155페이지)

교회를 다닌다고 하는 우리들은 그리스도인이라 불린다. 백 주년을 훌쩍 넘긴 한국교회의 역사는 이제 발전 보다는 퇴보의 곡선을 그리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다소 과장되었던 기독교인 수도 보다 현실화되어 적게는 400만에서 많게 보아도 600만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때 인구의 4분의1이 기독교인이라고 하면서 부흥의 불길이 타올랐던 한국 교회는 기성세대를 제외한 청장년층의 이탈과 대학부, 고등부의 감소에 이어 이제는 주일학교 수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한 마디로 미래가 불투명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 질량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시대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회에 남은 것은 퇴락의 운명뿐이라는 자조적 평가마저도 나오고 있다. 그 원인을 분석하느라 부산하지만 또렷하게 시력을 맞추고 볼 만한 결론도 없고 엇비슷하게 있다고 한다면 비판적 시각들이다. 기존 교회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비판들이 나오면 낯빛부터 바꾸는 한국 교회의 현실이고 보면 저자는 이 책을 매우 담대하게 내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한국성서대학교 성서신학 교수 이민규 박사가 썼다. 한국 교회가 제대로 알아야 할 신약성경의 26가지 키워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도착하자 마자 오후부터 지금까지 손에서 떼지 못하고 읽었다. 정말 단숨에 읽어지는 책이다. 물론, 내용은 그리 녹녹한 것들이 아니다. 각각 성경, 신앙생활, 교리에 관한 오해들을 세 부분으로 묶어 총 26가지의 이슈들을 간결하지만 깊이있는 문장으로 다루었다. 눈에 띄는 이슈들로는 '지옥에 다녀왔다고?',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예수 오빠, 바울 아저씨?', '사마리아 여인이 부도덕하고 음란하다고?' '헌금함에 생활비 전부를 넣으라고?', '술은 입에 대지도 말라고?', '기도하면 다 지켜주신다고?', '믿기만 하면 다 된다고?', '예정은 운명이라고?', '우리가 이미 구원받았다고?', '종말은 도대체 언제 오냐고?' 등이다.
하나 하나의 이슈들이 현대 교회 내에서 제대로 된 인식이 없으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들이다.

제목과 목차만 보자면 평범한 비판서나 변증서가 아닐까 하겠지만 전혀 아니다. 내용은 그야말로 철저하게 연구된 결론들과 그에 맞는 정확한 각주들로 가득차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가지고 교회 내 교육기관들에서 독서토론을 하면 더 없이 좋을 것이라 여겨진다. 꼼꼼한 각주를 따라 관련 내용들을 확인하고 성경구절들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글의 목적이 조명되고도 남는다. 단순히 저자의 주장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분명한 근거와 성경적 바탕을 갖춘 것이니 이 만한 리딩텍스트도 흔치 않겠다 싶다.

붕어빵 장수가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호객을 한다. "맛있는 붕어빵이다. 하나씩 먹어 보지 않을래?" 그 때 아이들이 묻는다. "아저씨, 그거 진짜 붕어예요?" 붕어빵 장수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한다. "아니지, 이건 붕어처럼 생긴 빵이지 붕어는 아니다." 아이들이 대꾸한다. "그럼 붕어 닮은 빵이라고 해야죠." 붕어빵 장수는 이렇게 말한다. "얘들아, 붕어빵 닮은 빵이나 붕어빵이나 그게 그거야. 하나 먹어 보렴." 이것이 성경을 대하는 우리 한국교회의 일반적인 태도였다면 비슷한 비유가 되지 않을까?

우리는 실제로 성경을 편의에 의해 해석하는 면이 없지 않다. 그 동안 한국교회를 지배해 왔던 신학들이 지금까지의 성경 해석을 재확인하는 절차를 도외시한 면은 없을까? 저자는 전통신학의 핵심을 놓치거나 의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미묘한 차이, 또는 핵심을 둘러싸고 있는 중요성 있는 해석들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지옥'의 해석에 관한 내용, '왕 같은 제사장'이 '왕의 제사장'으로 해석되어야 마땅하다는 내용, '아가페'에 대한 바른 이해에 관한 설득력 있는 주장, '헌금'에 관한 오해를 설명한 것, 그리고 '예정'과 '구원'에 관한 글에서는 저자의 통찰력과 깊이가 사뭇 진하게 느껴졌다.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바탕에 깔려 함께 흘러가는 중요한 모토가 있다. 유대문화와 전통의 시각을 통해 성경의 본래적 의미를 먼저 찾아 내고 이어서 잘못 이해되는 부분을 질문하며 현대적 해석이 어떤 것이 올바른가를 제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저자의 목적은 분명히 드러난다. 성경에 대한 바른 해석이라는 것은 성경 본래의 의미에서 현대적 의미로의 전환이 타당할 때만 가능하다는 확신이다. 예를 들어 사마리아 여성에 대한 이해나 어린아이를 금치 말라고 하셨던 예수의 발언이 주는 교훈을 문자 그대로 곧바로 현대의 의식세계로 차용하면 곤란하다고 말한다.

교부들의 글로부터 에녹1서와 같은 외경, 그리고 톰 라이트 등의 현대 신학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살펴보는 유익도 크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대학부, 청장년부에서 이 책을 텍스트로 하여 독서시간을 가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한일장신대학교 신학부의 차정식 교수는 이 책의 추천사에 이렇게 적었다. "이 책은 갸륵하고 용감하며 경이롭다....귀찮아서 다들 외면한 것들을 들쑤시면서 공론화하려는 그 도전정신이 용감하며, 묵혀둔 성서신학의 실천적 난제들을 명쾌하게 풀어 제공하는 그 해석학적 선물의 공력이 경이롭다."(본 책 추천사에서 재인용) 크게 공감하는 바이다.



서평: 자유기고가 유영성  mijutim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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