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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교회건축과 예배공간

북/음반 조회 수 5629 추천 수 0 2014.02.27 19:55:45
비판의 시대에 건축을 말하다


교회건축.jpg

-새물결플러스. 제임스 화이트/수잔 화이트 저. 정시춘/안덕원 옮김. 


원제는 Church Architecture이며 부제로 Building and Renovating for Christian Worship을 달았다. 아마존닷컴의 평가 중에는 Read with pencil in hand라고 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 것도 있을 정도로 평이 좋은 편이다.


이 책이 도착했을 때 제목을 보고는 살짝 머뭇거렸다. 지금은 교회건축 비판의 시기가 아닌가! 강남의 모 교회가 그 비판의 중심에 서 있고 그를 필두로 교회건축이 기독교 신앙의 저해요소로 등극하여 폐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건축에 대한 시선이 우리 내부에서조차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교회건축을 논하는 이 책은 다른 책의 뒷전으로 밀려날 뻔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한 마디로 말해 건축을 잘 하자는 얘기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목적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짚어 나가려는 것이 저자의 본의였다. 일반적인 교회건축 메뉴얼과는 엄연히 다르다. 돈과 시간만 있으면 다 되는 건물이 아니라 교회라는 의미, 곧 예배공간이라는 영적 의미를 담은 공간으로서의 건물을 깊이 사색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차별성이다. 그러니 이 비판의 시대에 차라리 제대로 된 교회건축에 관한 논점들을 살핀다는 각성의 책이라 할 만하다. 


예배학자인 제임스 화이트 박사와 그의 아내 수잔이 이 책을 기록한 목적을 적은 첫머리의 글이 내가 가졌던 교회건축에 관한 고정관념들을 우선 Renovate 해 준다. 거대하고 웅장한 교회, 몇 만 명이 한꺼번에 예배드릴 수 있는 그런 '공간'을 기획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 주변의 환경에서부터 가정처럼 따뜻하고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교회공간, 그리고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이 하나님과 함께 하는 곳이고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분위기'를 창출해 내는 공간으로서의 교회, 그리고 마침내는 그 활동의 여분들에서도 공동체적 결과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는 교회를 제안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매우 Practical한 책이다. 조명과 음향과 보안에 이르기까지 교회가 예배공간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중요한 활동공간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 다만 서구의 전통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한국 교회 건축 현실과 조금 차이가 있다는 점은 아쉽다. 그러나 이런 기준들은 충분히 한국적 요소로 접목해 참고할 수 있다. 


많은 교회들이 도심에 자리잡은 상가 건물을 교회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지하예배실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교단 차원에서 건축을 위한 멘토링까지 하면서 건물을 소유하는 데에만 집착하는 작금의 시대가 아닌가! 프로테스탄트 정신이 낳은 산물은 회중을 교회로 우선시하고 건물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모두 건물을 위해 예배드리고 있고 헌금하고 있는 아이러니는 익히 알려진 것이다. 건축불만의 시대에 교회 건축의 진정성을 말하는 이 책을 새물결플러스에서 발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교회 공동체가 왜 건물을 소유해야 하는가, 소유한다면 어떤 의미있는 건물이 되어야 하는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신앙행위들이 당위성있는 것들인가, 그리고 마침내는 그 건물이 모든 교회 공동체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인가를 깊이 고민하고자 한다면 이 책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서평: 자유기고가 유영성  mijutim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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