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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편으로의 초대

북/음반 조회 수 12997 추천 수 0 2014.05.21 05: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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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프 A. 제이콥슨, 칼 N. 제이콥슨/류호준,방정열 옮김. 도서출판 대서


저자들인 롤프, 칼 제이콥슨은 형제 사이다. 저자서문을 읽다 보면 재미있는 표현이 나오는데 사실 이들은 아들 둘과 딸 둘로 이루어진 남매 사이의 가족이다. 제이콥슨 형제는 자기 누이들에게 무한히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면서 두 누이가 최고라고 치켜세우면서도 맨 나중에는 "어머니는 누이들보다 자기들 형제를 더 사랑한다"며 장난끼를 발휘하는 위트있는 사람들이다.

교보문고에 나와 있는 책소개에는 시편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와 해석이 필요하다고 적고 있지만 저자가 쓴 저자서문에는 조금은 다르게 말하고 있다. 저자는 시편의 시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보다는 어떻게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가에 더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시편 19편14절을 인용한다.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

이 구절을 이 책의 출발점으로 삼는 이유는 시편을 분석하기보다는 읽으라고 초청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평소에 시편을 읽으면서도 시의 느낌을 가지는 데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공동번역은 그런 면에서는 개역성경보다 훨씬 더 시적으로 번역해 두었기 때문에 읽을 때마다 일종의 느낌이 전달되곤 한다. 그에 반해 개역성경은 그보다 덜 직접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시편으로의 초대"라는 제목에 아주 합당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기본적으로 히브리 시 안에 흐르고 있는 반복, 즉 병행구에 관한 이해로부터 시작한다. 그것은 점차 확장되어 "질문"과 "대답"이라는 형식으로 기록된 시의 전개방식을 살피고 있고, 보다 더 구조적인 형태들을 자세히 살펴가면서 시의 구조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도록 이끈다. 말하자면 시편의 하드웨어적 구조를 먼저 이해하도록 돕는다는 말이다.

그리고는 바로 시편의 소프트웨어적 구조인 장르를 이해하도록 이끈다. Clean Bathrooms의 예를 들며 이해시키려는 저자의 노력은 생각보다 참신하다. 시편의 소프트웨어적 구조는 애탄시, 도움 요청시, 찬양시, 감사시, 신뢰시 등으로 나뉜다고 저자는 설명하면서 이들을 이런 장르적 기반에서 읽을 때에 얻어지는 장점들을 나열해 준다. 

특히 5장에서 시편에 등장하는 은유와 이미지와 상징에 대한 설명에서는 시편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데에 아주 유용한 전개가 이루어지고 있다. 은유에 관한 설명에서는 딱히 시편의 장르적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성경의 전체적인 은유 개념을 이해하는 데에도 무척 도움이 된다.

거의 10페이지 가까이 은유 자체에 관한 설명을 하며 그 중요성과 바른 이해를 설명하는 저자들의 정성이 남다르다. 시편을 읽으면서 당시 상황과 은유를 적절히 이해하며 읽을 수 있는 안목이 있다면 성경연구뿐만 아니라 설교에도 매우 유용하다는 확신이 생겼다. 

드디어 6장에 이르러서는 시편에 흐르는 신학을 다루고 있다. 헤세드의 의미를 중심으로 하나님의 인자하심이라는 신학적 주제를 시편에서 찾아 나가는 점에서 저자의 신학적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맨 처음의 정의와 마찬가지로 시편은 '믿음의 시'라고 다시금 정의한다.

그리고 또다시 시편은 연구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읽혀지기 위한 시라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시편을 읽되 그 배경에 자리잡은 시라는 특성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시대적 배경과 문학적인 틀에 관한 지식이 있다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책은 독자들이 보다 쉽게 시편을 '읽을 수' 있도록 초대하는 책인 것이다.

매 장의 말미에는 보다 깊은 연구를 위한 훌륭한 질문들이 담겨 있고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주제들을 던져주고 있다. 시편의 깊은 울림을 제대로 느껴보고자 하는 신학도 또는 청년 그룹들이 이 책을 가지고 함께 읽어가며 시편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면 저자들이 의도한 바 대로 시편의 깊은 영성에까지 도달하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 믿는다.

여전히 나는 "시편은 읽히기 위한 시"라는 말에 감동이 남는다. 페이스북 친구인 방정열 목사님과 류호준 교수님의 수려한 번역이 아니라면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깔끔하고 부드러운 문체와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의미 전달은 번역자의 고민과 수고가 어느정도였는가를 충분히 가늠하고도 남는다.

시편을 시로, 그러나 그 안에 담긴 무수한 영성과 신학을 냄새 맡으며 읽고 싶은가? 이 책은 시편을 우리 곁으로 가까이 잡아당기게 만드는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서평: 자유기고가 유영성 mijutim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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