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에 제시하는 예방 백신'
이필찬 지음
출판사: 새물결플러스
어렴풋이 기억하는 바로는 한 때 종말론이 세대주의 사상과 결합해 예언설교라는 도구를 통해 전국의 교회들에 퍼져나간 적이 있었다. 왠만한 장로교회 목사들도 자기 성도들을 이끌고 이들의 부흥회에 참여하기도 하였고 온갖 잡동사니 사설들이 들러붙어 가히 영적 시장판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 기운들이 잠잠해진 것은 과거 종말론자들의 재림 예언이 거짓임이 판명된 후였다. 그 잔재가 남아 있다고는 하나 거의 사라졌다고 믿는 그 영향이 아직도 우리 한국 교회에 스며들어 있지 않나 싶다.
저자는 세대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통로 중의 하나로 근자에 한국 교회에 회자되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을 비판하는 것으로 택하였다. 소위 메시아닉 쥬에 의해 주도되는 해외의 세대주의 신학과 한국에서의 백투예루살렘 운동의 실체를 밝히며 조목조목 그 문제점들을 성경 해석학에 근거해 비판하고 있다.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키이스 인트레이터의 '그 날이 속히 오리라'는 유명한 굴지의 기독교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저자의 지적 대로 그 만큼 세대주의적 관점들이 무비판적으로 기존 신학에 스며들어 있는 지도 모르겠다.
특히 한국의 백투예루살렘 운동의 모체인 KIBI라는 단체의 대표는 O교회의 장로이다. 저자는 조심스럽게 이들의 주장을 일목요연하게 비판하면서 올바른 관점으로 유도하는 인내심을 보여주고 있다.
끝까지 읽어나가는 동안 일관되게 보이는 비판의 대상이 된 원인들은 역시 성경을 지엽적으로 읽고 해석하는 오류였다. 이필찬 박사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이 본문을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세대주의와 같은 절차로 지나치게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가지고 있음을 극명하게 증명하면서 결국 신사도 운동과 연결될 수 밖에 없는 필연적 이유를 덧붙인다. KIBI와 인터콥의 흐름이 일맥상통하는 데에는 성경해석과 신사도운동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긴 설명의 끝에 이르러 한국 교회가 세대주의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세태를 한탄하며 백투예루살렘이 아니라 백투바이블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문제는 신학이 없어서가 아닌 제대로 된 분별력이 부족한 데에 그 원인이 있다. 이 책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기 신학에만 충실하느라 오염되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한국 교회에 제시하는 예방 백신 같은 책이다.
자유기고가 유영성 mijutim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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