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섭] 산토끼 (이일래요, 이일래곡)

조회 수 3907 추천 수 0 2013.03.12 10: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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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끼> 노래가 만들어 진 것은,

1928년 경남 창녕군 <이방보통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던 '이일래' 선생이 한적한 가을 어느 날,

낙엽이 수북이 쌓인 학교 뒷산으로, 그의 한 살 된 딸 <명주>를 안고 올라가,

망국한의 시름을 달래며, '이 어린 딸이 어떻게 일제의 이 혹독한 식민지 땅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잔디에 누워 염려할때,

붉게 물든 석양빛 속,

바로 앞에서 산토끼 한 마리가 뛰쳐나와 두려움도 없이 깡총, 깡총 자유롭게 뛰노는 모습을 모격하게 되었다.

 

그때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우리 민족도 저 산토끼처럼 일제에서 벗어나,

해방된 나라에서 자유롭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에 그 자리에서 가락을 흥얼거렸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그 가락을 오선지에 노래를 그려나갔다.

이일래선생은 다음날, 학교로 나가 아이들에게 가르쳤고,

그 주간 내내 '이방초등학교' 전교생이 부르기 시작하여, 이웃학교를 거쳐 전국으로 펴져나갔다.

금지 시켜도 마구마구 펴져 나갔던, 매우 사랑스럽고 귀여운 노래가 되었다.

 

이 노래는 나라 잃은 시기에 널리 불려지고 펴질 때,

민족감정을 유발시킨다는 이유로 '조선총독부'가 부르지 못하게 금지시켰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일제가 이 노래를 금지 시켰을 때,

조선의 모든 백성들은 이해 할 수 없는 그들의 조치에 대하여 실소를 금치 못하며 더욱더 열심히 불렀다.

그것은 '우리민족'의 의식구조 속에, 예로부터 수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아왔던 이유로 인하여,

그 어떤 일이나 급작스런 난리가 터지면, 몹시 서두르거나 당혹해 하면서도 차분히 식량을 걱정하며,

가족이 굶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는 의식구조를 지니고 살아왔다는 사실을 그들은 모르고 있었을까?

식량난이 더해질수록 우리의 의식구조는 이상하리만치 '게걸증에 걸린 것처럼 밥을 더 먹으려' 하고,

'식량이 떨어지면 어쩌나' 근심걱정을 미리 하는 속성까지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노래를 절대로 부르지 말라'고 하면,

이상하리만치 그 노래를 더 부르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총독부가 알리 없었으니,

속이 오죽 뒤 집혔으면 감히 '금지곡'을 부른다 하여,

아이들까지 경찰서로 끌고가, 매질하거나 욕설을 하며, 겁을 잔뜩 주었고,

바쁜 부모들까지 잡아오라고 부하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니, 겁 먹지않을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아이들은 그들이 무서웠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님이 알게 되는것을 더 무서워했다.

그리고 몇 시간 후에 풀어주면, 기쁘기도 했지만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러,

울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제법 큰 아이들은, 그 분노를 삭이느라고, 하루 종일 식식거리면서 일본에 대한 원한을 키워가곤 하였다.

그리고는 그 금지된 노래를 부를 떄 마다, 이상한 통괘감과 복수 같은 속 시워난 느낌을 받았기 떄문에,

일제가 제아무리 못 부르도록 난리를 쳐도,

그 마음속 깊은 곳에 살아남아 언제나 불렀던 노래가 한두 곳이 아니었음을 기억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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