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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 가난한집 아이들은 배가 고프면, 산으로 올라가 계절 따라 피어나는, 진달래, 찔레, 그리고 아카시아 따먹는 일을 즐거워했다. 또 벼가 익을 무렵이면 파란 논 메뚜기를 잡아다 참기름에 볶아먹을 떄도 있었고, 가을이면 밤을 따서, 구어 먹기도 하였다. 그러나, 보릿고개라 부르던 '춘근기' 땐, 정말 먹을것이 없어, '물배'를 채운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어쩌다 고구마라도 도시락으로 싸가면, 친구들은 주책없이 배곱을 잡고 웃는다. 그때, 선생님이 다가와 "난 고구마를 너무나 좋아해" 하시며 "도시락을 바꿔 먹자"고 하셨다. 내 일생 선생님의 도시락 처럼 그렇게 맛있던 음식을 먹은 기억은 없는 것 같다. 너무 미안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도 그 순간의 행복감이 남아있어, 그 선생님이 아직도 살아계시다면 꼭 찾아 뵙고 싶고, 사은 여행이라도 보내드리고 싶다. '고마우신 선생님' 덕분에  가난을 이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작은 장난감 하나를 가지고 놀아도, 우주를 수십 번 왔다 갔다 한다.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그리면서 꿈과 희망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궁금한 생각이 들면 그 해답을 찾으러 하기 떄문이다. 그래서 일까, 학교에 매달린 종은, 모두가 한번쯤 직접 쳐 보고싶어 안달이었던 아이들이 많았다. 어쩌다 학교종을 치고는 냅다 도망치기도 했지만, 대부분 붙들리고야 만다. 일본선생에게 붙들리게 되면, 뽈따귀를 꼬집히고, 따귀 맞는 것은 보통이었다. 더 나쁜선생은 들고있는 막대기로 머리를 때렸는데 "딱"하는 그 소리가 교문밖까지 들리곤 하였다. 또 교실에 들어가면, 앞으로 불려나가 들고 있던 대나무 '자'로 손바닥을 대 여섯대 이상 내리치기도 하였다. 그것도 모자라 두손 두팔을 들게 하고, 하루 종일 벌을 세우기도 하였다. 일본아이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모른 척 눈감아주고, 우리아이들이 저지르면 매질을 해 대던 것이 남의 나라 선생이란 자 들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선생님은 분명히 달랐다. 종을 치다가 걸리게 되면, 만면에 미소를 띄며, "넌 종소리를 무척 좋아하는구나, 그래 내가 오늘밤은 숙직이니까, '내일 아침 일찍 등교하면, 너에게 아침조회 알리는 종을 실컷 치게 해주마' 일찍 등교하거라"시는 목소리의 맛부터 달랐다. 선생님이 너무 좋다. 그리고 날 뛸 듯이 기뻤다. 우언가 소원을 이룬 듯 "지금까지도 그 선생님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나에게 기회를 준 것에 대한 선생님의 배려가 나의 미래를 움직였다고 믿기 때문이다.

 

 <고마우신 선생님>의 동시는 2차대전이 막바지에 다다를 즈음인, 1940년대, 이런 감동의 추억을 지녔던 '이소정'의 동시로 만들어진 <한용희>의 작곡이다. 그가 작곡한 수 많은 동요작품들은 어느 것 하나 명작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로, 포근하고 수준 높은 멜로디와 화음을 감싸고 있어,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동신의 정서를 듬뿍 심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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