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섭] 맴맴 (윤석종 요, 박태준 곡)

조회 수 4004 추천 수 0 2013.04.02 10: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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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음성군 생극면) 시골마을에 가면,

오래 전에 폐교가 된 <오생초등학교>가 놀랍게도 <음성동요학교>로 탄생되어 있다.

그곳 입구와 교정에는 윤석중의 동시 <맴맴>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노랫말 그대로 '아버지가 나귀 타고 장에 가시는 모습과, 건너 마을 아저씨 댁에서 언덕을 넘어 돌아오시는 할머니의 모습까지,

도로변 입구와 <수레의산>자락 고개 언덕 양 옆으로 세워져 있었다.

 

우리 민족 모두가 필연적으로 겪고있던 궁핍한 시대에도,

시골마을 사람들은 의례 장날이면, 장에 나가 물건을 팔기도 하고, 필요한 물건을 사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혼자 집에 남아있는 아이는, 가족이 돌아올 때까지 마냥 기다리면서, 낮잠을 자거나 지칠 때까지 울거나 놀기도 하였다.

그러다 배가 고파지면 부엌에 들어가 솥 뚜껑도 열어보고, 그릇도 뒤져보면서, 배는 고파 죽겠는데,

먹을 것이라곤 '고추'뿐이었으니, 순진한 아이는 그것이라도 먹어야 살 것만 같아, 고추라도 먹었을 것인즉,

너무나 매운 나머지 눈물을 질질 흘리면서 '맴맴' 했을 모습이 눈에 선하다.

 

또한 약이 귀했던 그 시대에는, 가슴속에 한을 품고 사는 사람이 많아,

'가슴앓이'나 '배알이'등의 고질병을 달고 살면서, 민간처방으로 알려져 온,

'담배'를 피우는 방법밖에는 해결책이 없었다고 생각하여,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가슴앓이를 할 땐,

시도때도 없이 곤방대를 물었던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고자란 집안의 어린자녀들이,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던것이 '담배'였다.

더욱이 배가고푼 날이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빨고있던 담배가,

자신의 허기진 배를 채워줄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어른들이 하던 대로,

곤방대에 불을 붙이고, 숨을 깊이 들이켰으리라 짐작되고도 남는다.

그리고는 '콜록콜록' 하며 목이 아프고 따가워서 고통스럽게 방바닥을 딩굴었을 것이다.

'윤석중'은 바로 이런 무습을 동시에 쓴 것이다.

 

상식적으로 보아 '담배'라는 것은, 어린이들이 접해선 안될 어른들만의 기호품이었기 때문에,

어린이가 부르는 노래 속에, 누가감히 '담배'라는  의구심을 가진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알면서도,

끈임 없이 제기되어온 '담배'라는 단어문제를 놓고,

초지일관 '가슴앓이와 배앓이'에서 비롯된 풍습을 담은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또한 '달래'라는 단어는 이 동요와 무관한 것이라고 역설하면서,

옛 시대를 모르는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실없는 말장난뿐이라 반박하였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버지가 나귀를 타게 된 것은, 먼길을 가야하기 때문이라 하였다.

 

또한, 엄마가 등장하지 않는것 역시, 힘에지쳐 이미 돌아 가셨기 때문이라면서,

아비 혼자 도심에서 어린 아이를 키울 수도 없고, 맡길 수도 없어,

고향집에 내려와, 어머니에게 아기를 맡기고,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던,

눈물겨운 결손 가족의 형편을 이 동시로서 민족의 억울한 상처와 어려움을 고발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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