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섭] 반달 (윤극영: 1903-1988)

조회 수 11222 추천 수 0 2013.05.16 17: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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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이 탄생된, 1923년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는 기념비적인 해였다.

 

이 땅의 어린이들에게도 비로서 새로운 노래와 활자에 사랑의 손길이 뻗친 것이다. 

같은 해, 소파 '방정환'선생에 의하여 처음으로 <어린이>란 낱말이 지어졌고, 그 이듬해 1924, 5월 1일을 기해,

제1회 <어린이날> 잔치를 천도교 강당에서 열렸던 것이다.  또한 최초의 동화집인 <사랑의 선물>이 출판되었고,

뒤를 이어,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인 동요 <반달>까지 '어린이날 잔치'에 맞춰 탄생되었다.

 

동요 <반달>이 나오기까지 우리 어린이들은, 우리의 동요를 부를래야  부를 노래가 없었던 그 당시,

<반달>이 불길처럼 전국으로 퍼질 수 있었던 것은 '윤극영'이 주재했던 소녀합창단 "다알리아회"의 힘이 결정적으로 컸다.

 

이 노래가 발표된 직후, 나이의 구별 없이 온 겨례의 노래가 되어, 삼천리 방방곡곡으로 삽시간에 퍼져 나감을 보고,

윤극영은 당시를 회상하며 "전혀 뜻밖이었어요, 그렇게 짧은 세월에 그렇게 까지 널리 퍼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이 곡을 작곡한 날까지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1923년 9월 9일, 21살의 청년이던 '육극영'은 서울 삼청공원에 이웃한 <소격동>에 살고 있었는데,

그에겐 10살이나 위인 누님 한 분이 있었다.  단, 한 명의 혈육이 였던 그 누님이 일찍 세상을 떠나자, 장례를 위해 왔다가 슬픔에 잠겨 삼청공원으로 올라갔다.  그리곤 혼자 실컷 울면서 하늘에 흐르는 은하수를 보게 되었는데, 그 순간 <반달>의 악상이 떠오른 것이 바로 그때였다고 한다. 

 

"울음이 끊어져 멍하니 하늘을 쳐다 보고 있을때,

시냇물 같은 엷은 은하수 너머로 반달이 걸려 있었고,

그 멀리로 샛별이 반짝이고 있었다"고 한다. 

 

<윤극영>의 눈에 비친 그 새벽 하늘은, 그의 머리 속에서 오선지의 가락이 되어 그윽하고도 슬픈 민족의 멜로디로 옮겨지고 있었던 것이이다.  누나를 잃은 슬픔 속에서 태어난 <반달>은, 나라를 잃은 슬픔에 잠겨있던 그 당시의 온 겨례의 마음속에 눈물겹도록 파고 들었던 것이다.

 

"돗대도 삿대도 없이 정처 없이 흘러가는 하얀 쪽배"는, 곧 조국의 슬픈 모습이었고, 간도나 상해, 만주 등지로 유랑하는 겨례의 외로운 모습이랄까, 그래서 사람들은 <반달>로서 빼앗긴 나라의 쓰리고 아픈 마음을 달랬던 것이다.

 

후일, 이 노래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윤극영>씨가 1970년경에 은행에서 돈을 빌려 쓴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은행에서 <담보>를 요구 하였을 때, 그는 "담보물"이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푸른하늘 은하수>의 작곡가요"라고 말했더니, 은행에서는 <반달>을 담보로 기꺼이 돈을 빌려 주었다는 일화처럼, 남녀노소 모든 조선인과 일본인들까지 모른는 사람이 드물 정도였다.

 

<윤극영>은 1920년 <경기보통학교>를 나와 경성 <서울대>법전에 입학한 후, 음악에 뜻을 두고 일본 도쿄음악학교로 진학한 후, 그곳에서 유학하던 문인들을 중심으로 <색동회>활동을 하며, "방정환"을 만났고, 또 '어린이날' 제창과 더블어 어린이를 위한 노래를 만든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우리나라의 동요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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