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목회의 발전은 50-6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예수님의 복음사역을 현대의 임상목회적인 면으로 찾아보려는 의도에서 "에수님의 임상목회"라고 제목을 붙인 것이다. 예수님의 사역을 기록한 신약의 4개 복음서를 읽어 보면 사역의 핵심이 인간구원에 있으며, 그 구속역사의 초점은 십자가의 수난과 죽으심에 맞추어져 있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예수님의 십자가상에서의 모습 몇 가지를 임상목회의 각도에서 의미를 찾아보려는 것이다. 특히 강도들과의 대화에 대하여 생각해 보려고 한다.
십자가상에서의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보살핌을 받아야 할 형편에 있었지만, 오히려 복음사역을 위해서 이웃을 돕고, 보살피고, 구원의 길로 인도한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 곳에는 사랑하는 제자와 어머니도 있었지만, 살인강도들과 무자비한 로마 군인들, 또 자기를 사형에 넘겨 준 종교지도자들과 수많은 구경꾼들이 운집해 있었다. 이런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 가운데서, 또 고문과 같은 처형을 받고 십자가에 매달려 서서히 죽어 가는 고통 가운데서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행하셨다.
첫째, 살인강도와의 대화 속에서 저들을 '신뢰'해 주고, 또 '신임'(Trust)을 보여 줄 수가 있었으며, 둘째, 저들의 말과 그 마음속의 본뜻을 '바로듣고'(Listening) 이해해 줄 수가 있었겠는가, 그리고 세째로 어떻게 그 평생을 살인강도로 완악하게 살아 온 악한들과 저들의 진심을 '나눌'(Sharing) 수 있었는지, 넷째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예수님의 정상적인 생각을 압도하여 혼미해 가는 상황 가운데서 어떻게 다른 사람을 심적으로 '돌보아'(Care) 줄 수가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이 때의 상황과 비슷하게 아픈 병자들이나 형무소의 사형수들을 돌보는 원목들에게는 이 예수님과 같이 놀라울 만큼 훌륭한 사역들을 임상목회의 각도에서 연구해 보는 것이 참으로 귀중한 교훈들을 찾는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