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관] 돈의 이중성

조회 수 3654 추천 수 0 2013.11.08 11:07:46

송금관-배너.jpg



돈은 인류의 발생과 더불어 생겨난 것이 아니다.


인류생활은 뺏고(착취), 빼앗기는(피착취) 관계가 아닌 협동과 공동생산이 기본 모습이었다.  그러나 생산성이 진보하면서 잉여생산물(剩餘生産物)이 쌓이게 되어 그 남는 물품을 누가 갖느냐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되고 자기에게 더 필요한 물건과 바꾸는 교환(交換)관계가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인간사회의 기본 틀이 바뀌고 생산의 목적도 자급자족이 아닌 교환을 위한 생산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교환의 수단도 물품, 귀금속, 지폐, 어음, 수표 등으로 변하게 되었다.  따라서 돈은 삶의 편의를 위한 교환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오늘의 세태는 어떤가?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하는 말은 가난한 사람들의 한탄 섞인 자위의 말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돈이 삶을 위한 수단(手段)의 자리를 벗어나 오히려 사람을 지배하는 지위(地位)에 올랐다.  마치 돈이 인생의 전부인양 되어 버렸다.  돈은 필요한 것이지만 선한 것만은 아니다.  돈이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선과 악의 이중성(二重性)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첫째, 돈은 희망, 사랑, 화목, 건강을 주기도 하지만 좌절, 증오, 원한, 병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것은 오늘의 세태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둘째, 돈은 사람의 지위를 높여 주기도 하지만 방탕의 수렁에 빠지게도 한다. 돈 때문에 사람 버렸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셋째, 돈은 삶을 위한 귀중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질투, 탐욕을 잉태케 하고 가정의 결속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유산 때문에 형제가 다투고, 자식이 부모를 해하고, 사랑으로 맺어진 부부가 헤어지고, 친구의 우정이 금이 가는 가슴 아픈 일들이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다. 


넷째, 돈은 인간관계를 잘 맺어주고 봉사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인간을 상품처럼 여기고 지배와 피지배관계로 변질시키기도 한다.  사람을 인격체로 여기지 않고 돈으로 조정할 수 있는 비 인격체로 여기는 인간 소외현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다섯째, 돈은 안전과 평안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타락의 길로 유혹하기도 한다.  돈을 많이 가지게 되면 누리는 한계가치가 커지게 되고 타락의 길에 쉽게 빠져 들어간다. 


혹자는 지금의 세대를 ‘총성 없는 전쟁의 시대’라고 한다.  온 세계가 돈의 전쟁에 휘말리고 있다.  돈이 선한 쪽으로 기능하기 보다는 부정적인 쪽으로 기능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버는가 하는 목소리만 높아지고 돈을 바르게 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소리는 없다. 


서점을 가보아도 돈 잘 버는 방법에 관한 책은 많은데 돈에 대한 참가치를 알리는 책은 거의 없는 것이 안타깝다.  돈으로 씨앗은 살 수 있어도 농부의 의욕은 살 수 없다.  돈으로 맛있는 음식은 살 수 있어도 식욕은 살 수 없다.  돈으로 약은 살 수 있어도 건강을 살 수는 없다.  돈으로 성형은 할 수 있어도 젊음을 살 수는 없다.  돈으로 일꾼을 살 수 있어도 친구는 살 수 없다.  


돈은 우리들의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선한 것만은 아니다.  바르게 벌고 바르게 쓸 때에만 돈의 진정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지혜도 보호하는 것이 되고 돈도 보호하는 것이 되나 지식이 더욱 아름다움은 지혜는 지혜 얻은 자의 생명을 보존함 이니라(전 7:1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136 [수잔정] 어느 아빠들의 소원 file 2014-01-04
135 [수잔정] 원주의 어느 여의사 이야기 file 2013-12-29
134 [송금관] 성탄의 의미 file 2013-12-26
133 [신승호] 선물다운 선물 2013-12-23
132 [신승호] 입장을 바꿔보자 2013-12-23
131 [노원철] 예수님의 임상목회 2013-12-23
130 [수잔정] 샌디에고에서 느낀 것들 file 2013-12-19
129 [수잔정] 엄마의 애도 file 2013-12-11
128 [수잔정] 소년들이 원하는 것’(What boys want) file 2013-12-04
127 [신승호] 밑져도 괜찮다 2013-12-03
126 [송금관] 내 교회를 버려라 file 2013-11-30
125 [수잔정] Chadd 모임에 다녀와서 file 2013-11-26
124 [수잔정] 나를 발견하게 해준 두 권의 책 file 2013-11-22
123 [송금관] 포장주의 file 2013-11-12
» [송금관] 돈의 이중성 file 2013-11-08
121 [송금관] 순수하게 하나님을 섬기자 file 2013-11-08
120 [신승호] 최선인가 무리인가 2013-10-31
119 [노원철] 임상목회란 무엇인가? (1회) 2013-10-27
118 [이요섭] 태극기(강소천 요, 박태헌 곡) file 2013-10-16
117 [이요섭] 모래성(박홍근 요, 권길상 곡) file 201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