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정] 한인 이민자 일세들의 꿈

조회 수 3241 추천 수 0 2014.03.11 17:01:15

수잔 정.jpg

 

 

한 달 전 LA 타임즈의 비지니스면 첫 장에는 안경을 쓰고 마른 체격의 인도인 신사가 환하게 웃으며 서 있는 사진이 실렸었다.

 

그 오른쪽에는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로 유명한 빌 게이트가, 왼쪽에는 이 회사에서 33년간 사장 노릇을 했던 스티브 볼머가 들러리로 서있었다. 이민자로 미국에 온 인도인 싸티아 나델라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CEO(사장)로 임명된 순간의 사진이다.

 

펩시콜라의 사장인 누이(Nooi) 여사나 매스터 카드회사 사장인 반가(Banga)도 인도인이지만, 이 두 회사의 자산을 합친다 해도 작년 한 해에만 78Billion을 거둬들인 마이크로 소프트에는 비교가 안 된다.

 

이민자가 이 회사의 최고 운영자로 뽑힌 데에는 그간 실리콘 벨리 등에서 힘을 합쳐온 인도 사람들의 협력이 큰 역할을 한 것이란다.

인도 남부지방에서 태어나 테크놀로지로는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대학을 졸업하고서 싸티아 나델라는 미국으로 이민해 왔다. 1992년에 마이크로 소프트에 취직할 때에는 판매원의 자격이었다.

 

인도인 직원이 아주 드물던 때에, 다른 인도인 매니저가 그를 판매가 아닌 생산 분야로 이끌어 주었단다. 나중 나델라가 이 회사의 사장이 되도록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된 셈이다. 결국 어떤 일을 계획해서 결과를 얻는 성과에서는 어느 나라 출신이라는 것이 별로 상관없다는 것이 테크놀로지 분야가 아닌가!

 

친구가 된 싼제이라는 매니저가 한 말이 인상적이다.

 

“그 때에는 별로 회사에 인도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델라는 매주 금요일이면 워싱톤주에서 시카고까지 2-3년간 비행기를 타고 가서 결국 MBA과정을 끝냈답니다.”

 

이 매니저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려 하자 모두들 사장은 다른 사람을 쓰라고 조언하던 1990년대 초반에 말이다. 그러나 나델라가 사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실리콘 벨리를 중심으로 한 다른 모든 인도인 이민자들의 힘을 합친 결과임을 그들은 알고 있다고 한다.

 

한 명의 인도인 이민자가 도착하면 다른 인도인들이 그에게 직장을 구해주고 옆에서 계속 도와주면서 멘토 역할을 해준다고 한다. 그 후에 이들은 인도인이 설립한 회사에 투자를 해주고 그 회사가 성공할 때까지 받쳐준다고 한다. 그리고 나델라처럼 성공하는 인도인을 보면서 애국심을 느낀다고 한다.

 

이들 인도인들도 우리 한인 이민자들처럼 자신밖에는 아무도 제한할 수 없는 약속의 나라 미국으로 왔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도왔다.

 

그런데 우리 한인들은 서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힘을 합쳤는가? 돕기는커녕 한국인 이민자 친구들을 피하기 위해서 주말이면 자기 집을 떠나서 전화가 통하지 않는 곳으로 피하는 전문인들도 나는 보았다.

 

물론 고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부정으로 돈을 축적하고서 도망 오는 곳이 미국인 것도 우리는 안다. 그런 범죄인들도 학연이네, 지연이네, 정에 치우쳐서 감싸주며 계속 범죄를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 민족은 아닌지? 그러다가 열심히 정직하게 살려는 우리의 혈족들이 고난에 부딪쳐있을 때에 나 몰라라 외면하는 민족은 아닌지?

 

마이크로소프트사 내딜라, 펩시콜라 누이 여사, 그리고 유명한 Addappt사 데싸이의 성공이 실리콘 벨리를 중심으로 한 모든 인도인 이민자들의 굳은 단결과 네트워크의 힘이라는 것을 되새기며 우리 한인 이민자들도 배워야 하겠다.

 

한인 타운의 어느 식료품 가게나 음식점이 성공하면 그 주위에 비슷한 업종을 만들어서 결국은 모두가 망해나가는 슬픈 현상들을 부끄럽게 여길 때가 되었다.

 

내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나는 과거에 두 명의 한국 의사들끼리 서로 적대시하며 말을 하지 않는 꼴을 보았다. 그 중 한 명은 같은 한인인 나에게조차 영어를 쓰는 게 아닌가! 그것도 듣기에 거북한 심한 악센트의 남부끄러운 영어 발음으로…….

 

유관순과 안중근 의사, 도산 안창호를 배출해 낸 배달민족의 긍지를 헌신짝처럼 저버린 이런 이민 일세들이 부끄럽다. 우리의 뒤를 이을 자손들에게 남겨줄 유산이 무엇일까?

 

새로 오는 이민자들에게 직업을 찾아주고 적응할 때까지 보살펴 주고 이들에게 멘토가 되어주자. 그리고 이렇게 도움 받은 후에는 뒤에서 욕하고 이간질하며 배반하는 대신에 같이 힘 합쳐서 선배가 더 커지도록 아량을 베풀자. 이역만리 고향을 떠나와서 힘들게 키우는 우리의 이세들에게 이런 한민족의 자긍심을 보여주자. 우리 한국 이민자들의 꿈은 인도인들보다 결코 낮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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