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정] 대나무 천장

조회 수 3582 추천 수 0 2014.01.12 19:32:55

수잔 정.jpg

 

 

최근에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Breaking the Bamboo Ceiling”이라는 영어제목이니 아마 “대나무 천장을 깨뜨리기” 쯤으로 번역이 될 듯하다.

 

과거에 여성들이나 소수계 사람들이 주류사회에서 처음은 승진하다가도 어느 정도 올라가면 한계에 부닥치는 현상을 “유리 천장”(Glass Ceiling)이라고 부른 데서 나온 말인 듯하다.

 

“제인 현”이라는 저자는 똑똑하고 부지런한 아시아계 직원들이 큰 회사의 인사과 책임자로서, 또는 회사 책임자들의 코치(coach)로서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중간 정도에서 진급이 그치고 중역급이나 사장의 위치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아마도 동양인들이 대대로 이어받은 문화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많은 아시아인들은 자신에게 주의가 집중되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능력이 있어도 좀처럼 남들 앞에 나서지 않으려는 겸손함, 남보다 튀지 않으려는 태도 때문에 특별한 일을 맡을 계기가 적고, 따라서 윗사람들의 눈에 뜨일 기회가 적다.

 

문제는 비아시아계 상관들은 실력 있고 자격이 충분한 아시아계 직원들이 공자의 가르침을 따르는 유교식 가치관을 전혀 모른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녀는 아시아인들이 오해받기 쉬운 분야와 이 점이 오히려 회사에 득이 될 수 있는 점을 다음과 같이 열거했다.
 
1. 윗사람에 대한 존경 문화: 자칫하면 ‘yes-man’으로 오해되기 쉽고, 문제가 생기는 경우 맞닥뜨려서 자신의 의견을 관찰하지 못하고 이용당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점이 고용주에 대한 절대적 충성심으로 이어지고, 남에게서 배우려는 의욕이 강해서 가르치기가 쉽다.
 
2.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으기: 결정을 빨리하지 못하고, 창의적이거나 ‘상자 밖의 생각’을 못하고, 무리에서 튀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것이 장점이 되어서, 자기가 속한 집단 혹은 공동체의 체면을 유지하려는 노력 때문에 갈등이 적고, 여럿이 마음을 합쳐서 결정하고, 포용을 잘하는 지도자가 되고 누구하고나 일하기가 쉽다.
 
3. 감정의 조절 문화: 감정 표현이 없고, 특별히 무엇인가에 열정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속을 알 수 없고, 거만해 보인다. 그러나 이 점이 잘 사용되는 경우 위기 상황에도 감정 조절을 잘하며, 큰 실수가 없다. 또한 기관에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잘 참아낸다.
 
4. 자신이 잘한 일에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문화: 문제는 자신의 노력을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고 승진 기회를 놓친다는 점이다. 눈에 잘 뜨이는 특별한 임무를 부여받지 못한다. 그러나 장점으로는 자신보다 다른 직원이 많은 크레딧을 받도록 하며 좋은 집단을 형성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team player).
 
2000년도 인구 조사에 의하면 미국내 아시안계 인구는 1백90만(1.9million)명으로 그 전 통계에 비해 72%가 증가했다. 비록 라티노의 절대적 숫자가 훨씬 높지만, 아시아인들은 가장 빨리 증가하는 소수 민족이고 2020년에는 두 배로 2030년에는 세 배로 증가할 것이라 추측한다. 25세 이상 되는 어른의 44%가 대학을 졸업, 가장 공부를 많이 한 소수계이기도 하다.

 

학교를 떠나서 직장에 들어간 후의 아시아계의 사정은 달라진다. 우선 아시아인들은 여러 다른 인종이나 국가의 출신으로서 이들은 적어도 80가지 다른 언어를 쓰고 있다. 서양인들이 생각하듯이 아시아인들은 다 똑같지가 않다. 게다가 이민 2세나 3세의 아시아인들은 미국인과 똑같이 영어를 하므로 문화도 서양인과 비슷하다고 오해받을 때도 있다.
 
직장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느낌이다. 그러니 아무리 지식이 많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거나, 남들과 잘 사귀지 못하고 얼굴 표정이 딱딱하다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자신의 커리어를 잘 관리하려면 우선 자신의 브랜드 – 즉 자신의 이미지부터 관리하라고 제인 현은 권한다.
 
자신의 아시안 가치를 작장에서 적절하게 표현하며, 필요하다면 자신을 적절하게 추켜세우는 방법이나,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용감함 등을 배운다면 대나무 천장을 뚫고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승진을 원한다면 본인이 승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상관이나 동료가 어느 날 나의 가치를 알아주고 추천해 주겠지!’ 하고 기다리다가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2050년이 되면 미국 인구의 최다수는 백인이 더 이상 아니라고 한다.

 

대나무 천장은 뚫려야, 아니 뚫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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